지난 달 있었던 릭오웬스 사이닝 이벤트 다시 좀더 상세한 감상을 남겨봅니다. 릭오웬스는 패션 디렉터 친구들이 추천해 준 패션 브랜드입니다. 저는 이분의 패션 철학이나 디자인도 좋지만, 그보다 운동에 진심이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모든 옷에 활동성을 고려한 디테일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정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데, 저는 한국에 방문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신세계백화점 릭오웬스 매장 매니저님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벤트날 페르시안밀 한 쌍을 선물하기로 합니다. 릭오웬스가 운동을 좋아한다는 사실. 그리고 원형적 속성을 가진 물건들을 수집한다는 사실로 보아 분명히 좋아할 거 같아서입니다. 존중의 의미이자, 저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사실 앞으로 10년 20년 계속해서 페르시안밀을 제작할 생각이고, 그러다 보면 한국의 전통성을 살린 방망이로 재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이 서구의 만년필을 자개로 재해석하여 하이엔드로 발전시켰듯이, 페르시안밀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방망이라는 게 어느 문화권에나 있었으므로, 한국식 방망이를 잘 만들어 세계에 소개하고 퍼트린다는 게 결코 헛된 생각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릭으로부터 사인을 받고, 페르시안밀 한 쌍 선물로 드리고, 왓더퍽이라는 최상급 찬사를 듣고, 짧게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끝이 났습니다. 이번에는 페르시안밀을 선물했지만, 언젠가는 한국만의 방망이와 운동 문화를 잘 브랜딩 해서 전세계에 알리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유도와 주짓수의 관계처럼, 나름의 독자적인 한국 방망이 운동 문화를 만들어봐야죠.